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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에서 왔니 - 한국인 이야기 - 탄생 (커버이미지)
너 어디에서 왔니 - 한국인 이야기 - 탄생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어령 (지은이) 
  • 출판사파람북 
  • 출판일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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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생과 죽음이 등을 마주 댄 부조리한 삶. 이것이 내 평생의 화두였으며,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죽음 아닌 ‘탄생’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생의 지적 편력이 담긴 저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그 서막인 이 책에서, 이제껏 우리가 몰랐던 우리 모두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한국인 이야기’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후, 60년 동안 쉼 없이 지성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한국 사회를 일깨워온 지적 편력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시리즈이다. 저자는 올해로 88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인 이야기’가 77세이던 2009년에 시작되었으니, 그 첫 권인 ‘탄생’ 편 《너 어디에서 왔니》가 출간되기까지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희수(喜壽, 77세)에 잉태되어 미수(米壽, 88세)에 늦둥이를 본 셈이다. 그 10년 동안 무리한 집필로 머리 수술을 받았고, 암을 선고받아 또 두 차례 큰 수술이 있었다. 그야말로 혹독한 산고 끝에 이루어진 ‘탄생’의 탄생이다.

채집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생명 기억과 그 무한한 시원의 에너지가
한류(韓流)의 원동력이며 21세기 생명화 시대의 원동력이다.

저자는 비평가이면서 학자, 언론인, 소설가, 시인, 행정가, 문화 기획자 등 다채롭고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그의 이름 앞에는 의례 우리 시대의 석학, 대표 지성, 문화계의 거목 같은 수사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저자는 생의 말년에 이르러 그 모든 화려한 직함과 수사를 뒤로하고 스스로 ‘이야기꾼’으로 남고자 한다. 이야기는 천년만년을 이어온 생명줄처럼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의 생명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 유전자(Meme)’이다. 저자가 스스로 21세기의 패관(稗官)을 자처하는 것은 이야기 속에는 서고(書庫)에 잠들어 있는 지식보다 깊은 인간의 진실과 생명의 본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잣거리와 술청과 사랑방과 드나들며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조선 시대의 패관처럼, 저자는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집단 지성을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이제까지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의 황제와 영웅,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인 이야기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 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어도, 한국인 이야기를 읽은 한국인은 없다. 아라비아에는 천하루 밤 동안 이어지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고, 한국에는 밤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한국의 이야기가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다가 꼬부랑 강아지를 만나…. 한국인의 몸에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듣기 힘든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의 유전자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꼬불꼬불 이어지던 그 이야기들 속에 한국인의 집단 기억과 문화적 원형이 담겨 있다. 저자가 현재를 살아갈 우리에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도 그 꼬부랑 할머니 같은 이야기다. 이 책의 구조가 열두 고개로 되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로소 한국인 문화 유전자의 모든 암호가 풀린다!
채집 시대로부터 농경, 산업, 정보화 시대를 넘어가는
거대한 문명의 파도타기!


저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오히려 ‘탄생’을 이야기한다. 생명을 생각하고 텅 빈 우주를 관찰하면서, 모든 것을 부정해도 살아 있는 자신은 부정할 수가 없으며, 숨을 쉬고 구름을 본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그에게 생명은 소중한 선물 그 자체다.

저자는 죽음을 알려고 하지 말고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추적하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또 그전의 조부모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계속 거슬러 가면 36억 년 전 진핵 세포가 생겼던 순간까지 간다. 그렇게 계산하면 우리의 나이는 36억 플러스가 된다.

정보화 시대 다음에는 생명화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시대와 연결되면 재앙이지만, 생명화 시대의 기술로 사용되면 달라진다. 인류가 가장 행복한 시대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인적 자본, 사회 자본, 문화 자본, 자연 자본. 그다음에 오는 것이 ‘생명 자본’이다. 한국인에게는 오래전부터 생명 자본의 풍부한 의식과 경험이 있다. 그것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갖고 살아온 이들이 우리 한국인이다. 아득한 채집 시대로부터 장구하게 이어져 온 문화 유전자, 인류 문명이 태동한 태생기의 기억을 품고 사는 한국의 생활 문화 속에 그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앨빈 토플러의 오류는 인류 문명의 물결을 농경 시대부터 계산했다는 점이다. 인간 문화, 문명의 텃밭인 수렵채집 시대부터 계산했어야 한다. 거기에 대우주의 생명질서가 녹아 있으며, 인간의 유전자나 두뇌 등 모든 생장의 조건은 수렵채집 시대 때 형성된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정보 문명의 최첨단을 달리는 이 시대에 채집 문화의 흔적을 가장 많이 지닌 집단이 바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를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오늘날에도 나물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그 한 예다. 우리는 정보조차도 ‘캔다’라고 말한다. 호미로 나물을 캐던 풍습이 잠재해 있는 것이다. 음식 문화의 본류도 나물 문화다. 일부러 뿌리를 키워 콩나물을 만들고, 심지어 토끼도 안 먹는 콩잎까지도 먹는다.

채집민은 낯선 열매와 풀을 먹기 전 반드시 냄새를 맡고, 혀로 맛보며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정보를 파악했다. 짐승들이 다니는 길, 어디를 가야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있는지 생사가 걸린 정보 수집 활동을 매일 해야만 했다. 저자는 채집형 한국 문화가 한류(韓流)의 원천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 손에 호미를 들고, 다른 손에 최첨단 스마트폰을 든 한국인을 떠올리면 다가올 생명화 시대의 연결고리가 보인다.

한국인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끝없는 생명과 문화의 순환,
그 시간과 공간의 너울에서 건져낸 낯설고도 친숙한 이야기들.
이제야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갖게 되었다.


저자는 생명 자본의 시대를 열어가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켜켜이 채집하고 드러낸다. 아이의 나이를 셀 때 서양에서는 엄마 배 속에 있는 시간은 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문화 문명이 아이를 키운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이미 한 살이다. 태아는 자신이 알아서 태반을 만들고, 호르몬을 분비하고, 필터로 걸러내고, 배 속에서 나갈 때를 결정한다. 인간의 문화는 학습 이전의 상태로, 누가 가르친 게 아니다. 태아에게는 태생기의 거대한 생명 질서, 우리가 모르는 대우주의 생명 질서가 있다. 그러니 태중의 아이를 한 살로 보느냐, 보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그건 자연과 단절된 문화 문명으로 사느냐, 아니면 대우주의 생명질서를 바탕으로 오늘의 문명과 연결하며 사느냐의 문제다.

한국 사람은 그것을 연결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는 아기를 안고 자며, 포대기로 업고 다닌다. 최대한 엄마와 밀착하게 하기 위해서인데, 이는 엄마 배 속의 환경과 이어주기 위해서다. 산모가 미역국 먹는 나라도 한국뿐이다. 태중의 양수는 바닷물과 성분이 비슷하다. 과학은 생명이 바다에서 육지로 왔다고 말한다. 반면 서양에서는 아기를 낳자마자 요람에서 재운다. 다시 말해 엄마 배 속, 자연과의 단절이다. 한국 문화에는 여성이 물질을 하기 위해 구덕을 사용했던 제주도를 제외하면 그런 요람이 없다. 한국은 요람을 사용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나라이고, 포대기로 업어 기르니 ‘분리 불안’ 같은 말을 모르고 살던 민족이다. 게다가 우리 출산 문화에는 새 생명의 탄생을 돕고 AS(애프터서비스)까지 맡는 삼신할머니라는 ‘생명의 여신’도 있다.

저자는 생명 자본을 깊이 간직했던 한국인의 문화가 한류는 물론이거니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뤄낸 원동력임을 제기한다. 또한 우리의 ‘막 문화’ 속에 담긴 원초적 생명력의 의미를 파헤침으로써 어떻게 지금의 한국인으로 이어왔는지 여정을 풀어낸다.

저자는 과거를 알려면 검색하고, 현재를 알려면 사색하고, 미래를 알려면 탐색하라고 말한 바 있다. 검색은 컴퓨터 기술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한다. 이 책은 검색, 사색, 탐색의 삼색이 통합되어 있는 거대한 지적 그물망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재미있고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게 한국인을 이야기한 책은 없다. 한국의 대표 지성이자, 이야기꾼으로 펼쳐내는 한국인 이야기는 우리 한국인을 더욱 깊게 들여다보고,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되어가는 우리를 긍정하게 해주며, 더 나아가 우리가 생명화 시대의 주역임을 일깨워준다.

저자소개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이어령. 문학평론가, 언론인, 소설가, 시인, 에세이스트, 전 문화부 장관 등 그를 규정하는 말은 수없이 많다. 24세에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등장한 그는 문학이 저항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역설함으로써 '저항의 문학'을 기치로 한 전후 세대의 이론적 기수가 되었으며, 이후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며 우리시대의 논객으로 활약했다. 또한 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는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굴렁쇠 소년’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등 탁월한 ‘크리에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20대에 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7개 국어로 번역되는 등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각광받았으며 50대에 출간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일본인도 인정한 탁월한 일본 문명 분석서로 평가받는다. 사회의 변화를 읽고 새 시대를 예고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창조력, 상상력, 호기심에 있음을 역설하는 그는 여든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누구보다 젊은 감각으로 시대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창조적 사유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대표 저서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지성에서 영성으로』 『저항의 문학』 『젊음의 탄생』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디지로그』 『생명이 자본이다』 등이 있으며 2021년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중앙일보 상임 고문 및 (재)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목차

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



1. 태명 고개: 생명의 문을 여는 암호


첫째 꼬부랑길: 쑥쑥이 말문을 열다

둘째 꼬부랑길: 태명, 또 하나의 한류

셋째 꼬부랑길: 이름으로 영혼을 춤추게 하라

넷째 꼬부랑길: 이야기로 시작하는 생명



2. 배내 고개: 어머니의 몸 안에 바다가 있었네


첫째 꼬부랑길: 나는 한 살 때에 났다

둘째 꼬부랑길: 어머니의 바다 이야기

셋째 꼬부랑길: 화이트 하트, 초음파의 발견

넷째 꼬부랑길: 태동, 발의 반란



3. 출산 고개: 이 황홀한 고통


첫째 꼬부랑길: 어머니와 미역국

둘째 꼬부랑길: 산고의 의미, 호모 파티엔스

셋째 꼬부랑길: 왜 귀빠진 날인가?

넷째 꼬부랑길: 나를 지켜준 시간의 네 기둥



4. 삼신 고개: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


첫째 꼬부랑길: 삼신할미의 은가위

둘째 꼬부랑길: 지워진 초원, 몽고반점

셋째 꼬부랑길: 삼가르고 배꼽 떼기

넷째 꼬부랑길: ‘맘마’ ‘지지’와 젖떼기

다섯째 꼬부랑길: ‘쉬쉬’ ‘응가’와 기저귀 떼기



5. 기저귀 고개: 하나의 천이 만들어낸 두 문명


첫째 꼬부랑길: 기저귀를 모르는 한국인

둘째 꼬부랑길: 냉전의 깃발 서양 기저귀

셋째 꼬부랑길: 기저귀 없는 세상



6. 어부바 고개: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스와들과 배내옷

둘째 꼬부랑길: 포대기는 한류다

셋째 꼬부랑길: 어깨너머로 본 세상



7. 옹알이 고개: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


첫째 꼬부랑길: 환한 밥 깜깜한 밥

둘째 꼬부랑길: 공당과 아리랑

셋째 꼬부랑길: 너희들이 물불을 아느냐



8. 돌잡이 고개: 돌잡이는 꿈잡이


첫째 꼬부랑길: 따로 서는 아이, 보행기에 갇힌 아이

둘째 꼬부랑길: 네 손으로 운명을 잡아라

셋째 꼬부랑길: 달라지는 돌상 삼국지



9. 세 살 고개: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


첫째 꼬부랑길: 숫자 셋의 마법

둘째 꼬부랑길: 우리 아기 몇 살

셋째 꼬부랑길: 세살마을로 가는 길



10. 나들이 고개: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


첫째 꼬부랑길: 자장가의 끝 일어나거라

둘째 꼬부랑길: 외갓집으로 가는 길

셋째 꼬부랑길: 달래마늘의 향기



11. 호미 고개: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나


첫째 꼬부랑길: 빼앗긴 들에도

둘째 꼬부랑길: 격물치지의 호미

셋째 꼬부랑길: 호미보다 도끼

넷째 꼬부랑길: 아버지 없는 사회



12. 이야기 고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첫째 꼬부랑길: 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둘째 꼬부랑길: 꼬부랑 할머니와 꼬부랑길 찾기

셋째 꼬부랑길: 직선과 곡선

꼬부랑길 4: 이야기의 힘



이야기 밖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는 이야기



Q&A 저자와의 대화: ‘한국인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한줄 서평